기획/특집 [AV역사특강 스페셜] 촉수물의 역사: 문어와 해녀에서 촉수 아크메까지

불토리 2016.12.21 08:31 조회 수 : 5942 추천 : 0 댓글 : 1

 

 

[AV역사특강 스페셜]

촉수물의 역사: 문어와 해녀에서 촉수 아크메까지

 

 

 

 

 

  촉수물이란 말 그대로 "촉수를 가진 생물이 인간과 성관계"(触手責め)를 갖는 장르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그 시초는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우키요에 <문어와 해녀(蛸と海女)>(1814)인 걸로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두 마리의 문어가 어부의 아내를 애무하는 내용이지요.

  * 2016년 9월 10일 이케부쿠로에서 열린 "누메나마 전(ぬめなま展)"에서는  <문어와 해녀>에서 착안한 독특한 사진들이 전시됐습니다. 코스프레 아이돌 나마다(ナマダ)가 살아 있는 문어를 몸에 걸친 상태로 이미지 컷을 찍은 것이었습니다. 나마다 본인도 그 사진이 맘에 들었는지 본인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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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문어와 해녀>(1814)

 

 

 

 

 

 

  현대 대중문화에 촉수물을 처음 도입한 사람은 B급 영화 제작자로 유명한 로저 코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제작한 <던위치 호러(The Dunwich Horror)>(1970)나 <공포의 혹성(Galaxy of Terror)>(1981) 같은 SF 영화에서 촉수괴물이 여성을 유린하는 장면이 등장하거든요. H. P.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에서 차용한 이미지들을 에로틱하게 개조한 것들이었죠. <이블 데드(The Evil Dead)>(1981), <포제션(Possession)>(1981) 같은 호러물에서도 비슷한 모티브를 차용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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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던위치 호러>(1970)의 포스터

 

 

 

 

 

  하지만 촉수물이 본격적으로 활개를 친 건, 80년대 일본의 성인 아니메 덕분이었습니다. 검열기구 비데륜은 "인간의 성기"에 큼지막한 모자이크를 씌우곤 했는데요, 이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생각해낸 게 촉수였습니다. 촉수는 "인간의 성기"가 아니니깐요. 비데륜은 "현실과 괴리된 설정이라서 문제 없다"며 촉수물의 무수정 발매를 허락해줬습니다(물론 요즘은 그런 거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발매된 무수정 촉수물로는 <크림레몬 PART3 SF초차원전설 RALL(りいむレモンPART3 SF・超次元伝説ラル)>(1984), <싸워라! 이쿠사1(戦え!!イクサー1)>(1985~1987), <리욘전설 프레야(リヨン伝説フレア)>(1986~1990), <초신전설 우로츠키동자(超神伝説うろつき童子)>(1987~1996) 등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중에서 단연 최고의 걸작으로 치는 건, 우로츠키동자의 초기 삼부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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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좌 : <크림레몬 PART3: SF초차원전설 RALL>(1984) / 우 : <리욘전설 프레야>(1986).

참고로 리욘전설은 AV메이커 우주기획에서 발매한 작품입니다.

 

 

 

 

 

  우로츠키 동자는 86년 에로토피아에서 마에다 토시오(前田俊夫)가 연재한 동명의 만화로 시작했습니다. 나가이 고의 데빌맨에게 영향 받은 게 분명한 코스믹 호러물였습니다. 그러다 이듬해 다카야마 히데키(高山秀樹) 감독에 의해 3부작으로 OVA화됐는데, 이게 퀄리티가 엄청났습니다. 이 작품이 전세계적인 컬트 팬들의 광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촉수물은 하나의 장르로 굳혀질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 우로츠키동자는 시리즈화되어 마태전, 미래 편, 방랑 편, 완결 편 등 총 13편이 제작됐습니다. 후속 시리즈라는 게 대개 그렇 듯이 마태전 이후로는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2002년에는 <THE UROTSUKI>라는 리뉴얼 판도 나왔지만 역시나 원작의 명성을 따라잡진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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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초신전설 우로츠키동자>(1987~1996)

 

 

 

 

 

  우로츠키의 원작자 마에다 토시오 화백는 이후로도 만화 <초수전설(超獣伝説)>(1988), <요수교실(妖獣教室)>(1989), <라 블루 걸(La☆BlueGirl)>(1989), <음수의 천사(淫獣の天使)> 등등 아류작들을 다수 그려냈습니다. 이 중에서 "라 블루 걸"은 <음수학원(淫獣学園)>(1992~1993)이라는 제목으로 OVA화되어 히트를 쳤습니다. 

 

 

  음수학원의 성공으로 음란한 짐승이라는 뜻을 지닌 "음수"라는 말에는 "촉수"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추가됐습니다. 핑크파인애플에서는 <음수교사(淫獣教師)>(1994), <음수가정교사(淫獣家庭教師)>(1996), <음수에어리언(淫獣エイリアン)>(1997) 등 "음수" 돌림 자를 쓰는 작품 군들이 매년 제작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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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음수학원>(1992~1993)

 

 

 

 

 

  AV 최초의 촉수물은 1994년 나카노 다카오(中野貴雄) 감독이 연출한 <초요마전설 우라츠키동자(超妖魔伝説 うらつき童子)> 삼부작이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우로츠키동자를 패러디한 작품이었는데, 아주 크게 히트를 쳐 유럽까지 발매됐다네요.

 

 

  덕분에 듣보잡 인디즈에 불과했던 해당 제작사는 대형 셀 메이커로 힘껏 도약해 오늘날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업체가 될 수가 있었어요. 어디냐고요? 호쿠토(北都). 오늘날 DMM닷컴과 에스원, 아이디어포켓, 무디즈 등을 이끌면서 사실상 AV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대기업 CA그룹의 전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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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초요마전설 우라츠키동자>(1994, 품번 SHO-34)

 

 

 

 

 

  이에 힘입어 기존의 다른 촉수물 애니들도 19금 오리지널 비디오로 실사화됐습니다(AV는 아님). 그 중에서 <실사판 음수학원(実写版 淫獣学園)>(1995~1996) 삼부작은 나름 호화스런 캐스팅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메인 배우로는 히다카 사야(氷高小夜)가 캐스팅됐고요, 타카하시 메구미(高橋めぐみ), 카와이 유(可愛ゆう), 조 아사미(城麻美), 아사미야 준코(麻宮淳子), 니시다 모모코(西田ももこ) 등등이 열연했습니다. 모두 당시 심야방송 "길가메쉬 나이트"에 출연하던 유명 AV여배우들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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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 <실사판 음수학원>(1995~1996)

 

 

 

 

 

  2000년대에는 에로 게임계에서 촉수물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마법소녀 아이(魔法少女アイ)>(2001)나 <음요충(淫妖蟲)>(2005)이 대표적인 히트작이죠. 특히 음요충은 깔끔한 작화에 하드한 내용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그 밖에도 <마계천사 지브릴 2(魔界天使ジブリール-episode2-)>(2005), <엑스트라바간자: 벌레를 사랑한 소녀(EXTRAVAGANZA~蟲愛でる少女~)>(2006), <비너스블러드(VenusBlood)>(2007), <텐타클 앤 위치스(Tentacle and Witches)>(2009) 등의 촉수 에로게들이 이어졌습니다. 굳이 촉수물이 아니더라도 촉수로 겁탈당하는 씬이 등장하는 게 이젠 상당히 흔한 설정이 되어버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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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 에로게 <음요충>(2005) 메인 화면

 

 

 

 

 

  AV에서 촉수물은 호쿠토의 <우라츠키동자> 이후로 오랫동안 블루오션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특촬 전문 메이커 기가(GIGA)에서 2004년 무렵부터 촉수 크리처를 만들어 쓰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부터는 <히로인 촉수 능욕(ヒロイン触手凌辱)>이라는 시리즈도 만들어오고 있고요.

 

 

  SOD크리에이트의 <촉수아크메(触手アクメ)>(2007~2013) 시리즈는 이 장르를 AV의 주요 장르 중 하나로 고착화시키는 데 일조했습니다. 확실히 예산을 많이 투입해 볼거리를 늘리기도 했고, 하마사키 리오, 나루세 코코미, 오사와 유카, 히노 히카리, 사토 하루키, 오츠키 히비키, 하타노 유이 같은 유명 배우들도 여럿 출연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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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  <연예인 한다 사사 촉수 아크메 강제 나카다시 능욕>(2009, 품번 STAR-198)

 

 

 

 

 

  촉수물에 가장 힘쓰는 업체가 SOD크리에이트이긴 하지만, 2010년대가 되면 SOD의 뒤를 이어 MVG, 베이비엔터테인먼트 등 다수의 업체들이 촉수물들을 우후죽순 만들어냈습니다. 어태커즈에서는 <촉수에 빠져(触手に溺れて―)>  시리즈를 계속해서 만들었고, 무디즈는 촉수물에 더블DP 요소까지 결합한 <이혈 촉수(2穴触手)> 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했죠. 

 


  촉수물 AV는 사람들 내면에 싹트고 있는, 변태적인 성욕을 투사하기 아주 좋은 장르입니다. 그로테스크하고도 사도마조히즘적인 성격이 농후하지만, 만화 같은 비현실성 때문에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고, 촬영 자체도 아주 안전하고 부담이 적죠. 시청자의 입장에서 에로 씬에 동성(同性)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건 상당한 이점이기도 하고요. 꾸준히 촉수물이 만들어지고 있는 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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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 <2혈촉수 추억의 수사관 나가사와 아즈사>(2013, 품번 MIGD-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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